책21 먼 북소리 문화사상사무라카미 하루키 2024.03.17 하루키가 노르웨이의 숲, 댄스댄스댄스, 그리고 티비 피플을 쓰던 무렵, 유럽에서 지내며 쓴 에세이입니다. 1980년대 후반이군요. 그리스에서 시작합니다. 머나먼 이국의 땅에서 소설을 집필하며 여행을 하는 일, 그야말로 낭만입니다. 하루키는 그의 귓가에 먼 곳에서 울려퍼지는 북소리가 들렸고, 여행을 멀리 떠나고 싶어졌다고 말합니다. 서른 일곱, 마흔이 되기 전에 써야 할 소설이 두어권 있었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리스와 로마, 이탈리아와 영국을 방문하고 다시 로마로 돌아오는 여정입니다. 소설에 힘을 다 쏟고 있어서 그런지 에세이에는 어떤 ‘생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당시에 겪었던 일들이나 궂은 날씨, 만났던 사람에 대한 표면적인 정보가 주로 서술됩니다. 달리기.. 2024. 11. 13.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코너스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2024.09.29광기와 신경증의 서사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모든 인물들이 점차 광기와 신경증에 휘말려 들어갑니다. 아버지 표토르는 시작부터 모멸을 견디지 못해 모멸 속으로 뛰어드는 인물이고, 첫째 드미트리는 고결한 면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충동적이며, 둘째 이반은 똑똑하지만 오만하지요. 셋째 알료샤는 새하얀 비둘기같은 중재자처럼 등장하지만, 그의 판단과 행동들은 지나치게 초월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작중 주요 인물중에서 가장 어리지만 가장 성숙합니다. 그래서 알료샤는 인물이라기보단 신앙의 상징처럼 보였습니다. 그의 입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이 리자와의 사랑이나 조시마 장로의 장례식에서 충격을 받는 부분인 것 같은데, 리자의 비중이 적고 조시마 장로의 장례식에서 받은.. 2024. 11. 13. 아시즈리 수족관 미우 panpanya 2024.11.08 1. 판판야의 첫번째 단행본입니다. 물고기에 대한 관심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그런데 그 관심이 애호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기묘한 부분이 있어요. 도마위에서 입을 뻐끔거리는 물고기의 모습에서 비애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 좋다고 고백하는 그녀의 애호는, 어딘가 서늘한 면이 있습니다. 그게 판판야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온정주의에 기대지 않는 냉정함.2. 초기의 플롯은 지금보다 더 허술하고 선에는 의도가 없습니다. 지금의 선에서는 생물은 연필, 관심을 받지 않는 배경이나 무생물은 밀도있는 펜선으로 작업하는 한다는 인상인데, 이 때에는 뜬금없이 펜선으로 휘날린 것 같은 컷이 중간중간 등장합니다. 그 부분에서 아마추어라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고요. 3. .. 2024. 11. 12.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