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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utnik Sweetheart (스푸크니크의 연인)

by lofi4 2024. 11. 14.

 

 

vintage
무라카미 하루키
2024.09.17



주인공과 스미레, 미우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주인공은 스미레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스미레는 그걸 모르고, 스미레는 미우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미우는 받아주지 못합니다. 미우의 검은 머리카락과 성욕, 생리는 스위스의 어떤 관람차 안에서 생긴 기묘한 사건에 의해 저편으로 가버렸기 때문이지요. 

스미레는 미우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거절당합니다. 그 충격때문에 저편으로 실종되어 버리지요. 그들의 관계는 서로 얽혀 있으면서도 어긋난 채, 해결되지 않은 상실로 이어집니다.

여러 가지 와닿는 표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소설을 쓰기 위해 필요한 무엇'을 '성문을 짓기 위한 개의 피'라고 말하는 부분이 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저도 창작을 하고 싶지만, 그것을 완성시키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어떤 중요한 것, 마치 생기나 열정 같은 그런 지점이 비어 있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 빈 부분을 '개의 피'라는 묘한 단어로 표현한 것이 참으로 적확하다고 느꼈습니다. 논리적으로 무어라 말하기 힘든 주술적인 요소지만, 없으면 안 되는 것.

'스푸트니크의 연인'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구 궤도를 도는 86kg의 쇳덩어리 속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죽어간 개 라이카, 그 이미지가 인물 사이의 고독을 명징하게 그려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면 참으로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관계는 어긋나고 욕망은 맞닿지 못하지요. 닿는다 하여도, 그건 마치 위성의 궤도가 우연히 겹치는 한 순간처럼 인생의 중간에서 잠깐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홀로 궤도를 돌지요. 빙글빙글.

영어문장도 그럭저럭 읽기 쉬운 편이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밑줄그은 문장(한글번역은 chat gpt)



스물두 살 봄, 스미레는 생애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다. 굉장히 격렬한 사랑이었다. 광야를 가로지르는 토네이도처럼 모든 것을 날려버리고 납작하게 만들어버리는, 그야말로 막을 수 없는 거대한 소용돌이였다. 그 폭풍은 쉬지 않고 바다를 넘어가 앙코르 와트를 휩쓸고, 인도의 정글을 불태우며 호랑이들까지도 몰아내고, 페르시아 사막의 모래폭풍으로 변해 이국적인 성채 도시를 모래 속에 묻어버렸다. 요컨대, 실로 엄청난 사랑이었다. 그녀가 사랑에 빠진 상대는 스미레보다 열일곱 살 연상이었고, 이미 결혼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덧붙이자면, 그 상대는 여자였다. 이것이 시작이었고, 끝이었다. 거의.

In the spring of her twenty-second year, Sumire fell in love for the first time in her life. It was an intense love, a veritable tornado sweeping across the plains. Flattening everything in its path, tossing things up in the air, ripping them to shreds, crushing them to bits. The tornado's intensity didn’t abate for a second as it blasted across the ocean, laying waste to Angkor Wat, incinerating an Indian jungle — tigers and all — transforming itself into a Persian desert sandstorm, burying an exotic fortress city under a sea of sand. In short, it was a love of truly monumental proportions. The person she fell in love with happened to be seventeen years older than Sumire. And, I should add, she was a woman. This is where it began, and where it almost ended.

불완전한 삶에서 쓸모없는 모든 것을 제거해버린다면, 그 불완전함마저도 사라져버릴 것이다.
Remove everything pointless from an imperfect life, and it’d lose even its imperfection.

이야기라는 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 진짜 이야기는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이어주는 어떤 마법적인 세례가 필요하다.
A story is not something of this world. A real story requires a kind of magical baptism to link the world on this side with the world on the other side.

모든 것을 너무나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논리라면, 거기에는 분명히 숨겨진 함정이 존재한다.
Any explanation or logic that explains everything so easily has a hidden trap in it.

오랫동안 나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해 온 것이 스스로를 가로막고, 하나의 시점에만 얽매이게 만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완전히 혼자라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I came to understand that thinking just about myself for so long was holding me back, keeping me to a single viewpoint. And I started to feel that being all alone is a terrible thing.

우리는 참으로 멋진 여행의 동반자였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저 외로운 궤도를 도는 금속 덩어리에 불과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유성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감옥에서 홀로 갇혀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존재. 우주의 궤도가 우연히 겹치는 순간에는 함께 있을 수 있다. 어쩌면 마음을 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잠깐의 찰나에 불과하다. 그다음 순간, 우리는 다시 절대적인 고독 속에 놓인다. 마침내 불타 사라질 때까지.
We were wonderful traveling companions, but in the end no more than lonely lumps of metal in our own separate orbits. From far off, we look like beautiful shooting stars, but in reality, we’re nothing more than prisons, where each of us is locked up alone, going nowhere. When the orbits of these two satellites of ours happened to cross paths, we could be together. Maybe even open our hearts to each other. But that was only for the briefest moment. In the next instant, we’d be in absolute solitude. Until we burn up and become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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