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4 섬 민음사 장그르니에 2025/03/081. 장 그르니에의 선집입니다. 매력적인 에세이입니다. 개인적으로 카뮈의 에세이집인 은 읽기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 책은 한결 읽기 수월해서 좋았습니다. 2. 제게 좋은 에세이는 솔직한 마음과 아름다운 문장을 품은 글입니다. 부끄러움 때문에 숨기려고 애쓰거나 젠체하는 글, 지나치게 일상적인 단상만을 품은 글은 좋은 에세이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너무 현학적인 이론을 전개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생각을 포착하는 정도가 에세이라는 형식에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장 그르니에의 은 매력적인 에세이입니다. 아름다운 문장이 많습니다.담긴 이야기중에서 가 짙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양이, 물루에 대한 이야기.. 2025. 3. 10. 리어왕 민음사 셰익스피어 2025.03.05 1. 옛날에 읽었으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다시 읽었습니다. 대부분의 인물이 파멸로 치닫는 비극적인 전개 속에서 언어의 정확함과 권력의 구조, 배신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2. 막내딸 코딜리어는 리어왕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자리에서 '없음'이라 대답합니다.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의미로요. 하지만 리어는 그 말을 코딜리어가 자신을 향해 가진 사랑이 '없음' 이라고 받아들이고, 그녀를 가혹하게 내칩니다. 코딜리어는 말의 정확함을 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리어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정확하게 표현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으며, 말로써 리어를 향한 사랑을 표현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코딜리어는 놀란 리어에게 '없음' 을 재차 강조하는 .. 2025. 3. 10. 사랑에 대하여 민음사 안톤 체호프 2025/02/28 1. 가끔 러시아의 서늘한 문학을 읽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의 장편, 소위 말하는 벽돌책을 읽을 각오는 서지 않을 때가 있지요. 저는 그럴 때 체호프의 단편을 읽습니다. 예전에 다자이 오사무의 을 감명깊게 읽었는데, 그 모티프가 체호프의 이라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종종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체호프의 단편이 새로 나왔길래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2. 체호프의 작품을 읽다보면 연극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등장인물을 성실하게 묘사하고, 그들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대신 보여줍니다. 인물들은 흔들리는 인간의 심리를 대사와 행동으로 표현하지요. 에서 주인공과 부인이 극장에서 재회하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어떤 작가는 .. 2025. 3. 10. Of mice and man panguin classicJohn steinbeck2025/03/05 1. 20세기 초반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짧은 단편입니다. 제겐 생소한 배경이었으나, 인물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생생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똑똑하고 작은 조지와 덩치크고 살짝 모자라는 레니가 주인공입니다. 모험이나 꿈에 대해 다루는 가벼운 느낌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묵직한 스토리였습니다. 2. 이것저것 생각하게 됩니다. 악의와 죄는 어떤 관계일까? 선의로 한 행동이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면, 그건 악한 행동이라고 평해야 하는걸까? 레니는 머리는 나쁘지만 좋은 녀석으로 묘사됩니다. 부드러운 것을 쓰다듬는 것을 좋아하고, 케첩을 좋아하며, 남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지요. 하지만 그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가 살아가.. 2025. 3. 10.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갈라파고스 우치다 타츠루 2025/02/26 1. 구조주의 철학 입문서입니다. 까뮈의 페스트를 읽다가 실존주의가 궁금해졌고, 실존주의를 알아가다 보니 구조주의가 궁금해져서 읽게 되었습니다. 철학 도서 중에서는 무척 친절한 편에 속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2. 저자는 서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입문서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지적 서비스는 '대답할 수 없는 물음'과 '일반적인 해답이 없는 물음'을 제시하고, 그것을 독자들 개개인에게 스스로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천천히 곱씹어 보고 음미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더 넓은 사상적 시야를 갖고 싶다는 욕망으로 철학 서적을 읽는 편인데, 책을 다 읽.. 2025. 3. 10. 장미의 이름 열린책들 움베르트 에코 2025.02.22 *스포일러 포함수도원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중세 기독교 사회의 권력 다툼과 진리 탐구의 문제를 다룹니다. 플롯과 단서를 따라가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주제는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것 보다는 진리의 속성을 탐구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수도원의 장서관은 방대한 지식을 보존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것을 감추고 독점하고 있습니다. 장님 호르헤 수도사는 웃음을 경계하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권을 숨기려 애씁니다. 웃음은 진리의 불변성을 해치고 끌어내려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진리를 성스러운 것, 고정된 것으로 여기는 호르헤는 이에 접근하려는 수도사들을 살해하기도 합니다. 반면, 윌리엄 수도사.. 2025. 2. 22. 이전 1 2 3 4 5 ··· 9 다음